안철수가 달라졌다. 드디어 자기 목소리를 내기 시작한, 파워 게임 당사자의 모습을 보여주는 안철수 옆에는 노련한 책사 윤여준이 있다. 윤여준은 새해 들어와 기존의 그림자와 같은 조심스런 행보에서 벗어나 과감한 스피커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새정치추진위원회(새정추) 의장을 맡은 윤여준, 그는 누구인가?
이 책은, 팟캐스트 이털남의 시사평론가 김종배와의 대담으로 시작해 최근 윤여준의 변신과 새정추 합류 배경을 낱낱이 드러낸다. 1부에는 저자가 겪어온 한국 현대사와 정치의 아이러니를, 2부에는 한국 민주주의와 정치에 맞춤한 정치학 개론을 담았다.
읽다보면 왜 제3정치세력의 정중앙에 위치하기로 했는지 한국 정치와 리더십에 대한 비판에서 저자의 진심을 읽을 수 있다. 또한 3부에는 현 박근혜 정부에 대한 평가를, 4부는 대한민국의 미래를 위해 국가적, 국민적 차원에서 해결할 과제를 기록했다.
윤여준 본인은 책사라는 수식어를 거부한다고 책에서 밝힌다. 자신이 남들과 달랐다면, 저잣거리의 상식을 리더에게 직언했을 뿐이라는 것이다. 《삼국지》를 방불케 하는 주군-부하의 충성이 가득한 한국 정치계에서 윤여준은 독특한 전략가이자 정치평론가였다. 윤여준은 노태우, 김영삼 대통령을 보좌하고 이회창, 박근혜를 도왔으나 2012년 대선에서 돌연 진보 쪽에 서서 문재인 후보 지지 연설을 했다. 눈썰미 있는 평론가라면, 보좌관 시절을 마친 뒤로는 윤여준이 늘 야당 편에 서왔다는 것을 깨달을 것이다. 그는 급한 민주화로 성숙하지 못한 현실 정치를 바꾸는 쪽에 베팅해 왔다. 다만, "제도권 안에서 변화가 가능하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이번에도 윤여준은 제3당인 안철수 쪽에 섰다. 목표는 콘크리트 같은 양당 구도를 깨는 것이다. 더 나아가 분단 현실에서 정권 안정을 누리는 남북한 정권의 균형을 흔들어 놓고자 한다.
저자는 자신을 우리 사회에 몇 안 되는 존경받는 원로 평론가로 남길 바라는 사람들에게 말한다. "내 삶을 다른 사람 주문대로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니다. 이게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면 손해 봐도 해야 한다." 설사 성공할 가능성이 낮더라도 옳은 쪽으로 가겠다는 의지다. 과감해진 안철수와 윤여준의 행보에, SNS에서는 "우유부단"에 대한 비판에서 "일단 두고 보겠다"는 쪽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저자 윤여준
원칙과 소신이 뚜렷한 자유주의적 공화주의자로, 정치권에서는 전략기획 분야에서 요직을 거친 뛰어난 전략가로 명성이 높다. 1939년 충남 논산에서 태어나 경기고를 거쳐 단국대 정치학과를 졸업했다. 고교 시절 신병으로 휴학을 한 적도 있으며, 그런 이유로 사회생활을 하면서 음주를 가까이 할 수 없는 상황이 되자 남들보다 더 읽기와 듣기, 생각하기, 쓰기에 노력해왔다.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기자를 지냈으며, 1977년 주일대사관 공보관으로 관계에 투신하였다. 이후 청와대 의전, 공보, 정무 비서관과 국정원장 특별보좌관, 대통령 공보수석 비서관을 지냈다. 1997년 환경부장관을 역임하였으며, 2000년 한나라당 소속으로 제16대 국회의원을 지냈다. 두 차례에 걸쳐 여의도연구소장을 역임하였고 한국지방발전연구원 이사장을 거쳐 현재 안철수 의원의 새정치추진위원회 의장이다.
권두 인터뷰_ 양당 기득권 구조 깨야 희망이 생긴다
머리말_ 실종된 정치 리더십을 찾기 위하여
1부_ 내가 지나온 질풍노도의 시대
이승만 대통령과 영화를 함께 봤던 어린 시절
친일파의 모략에 낙마한 내 아버지
종북은 6 · 25를 겪은 세대의 트라우마
늑막염을 앓다 철학 책에 빠져들다
이승만 하야에 눈물짓는 민심
5 · 16을 지지했던 〈사상계〉의 권두언
군대 폭력을 겪으며 국가 권력을 고민하다
얼떨결에 신문 기자가 되고
박정희의 저의를 눈치 못 챈 40대 기수들
역사는 스스로 모멘텀을 만든다
전두환은 김재규 총성의 의미를 몰랐다
"당신은 청와대에 있을 자격이 없으니까 나가라"
아무것도 안 해서 민주화에 기여한 역설적 대통령
대통령에게 "내 손에 죽고 싶으냐"고 큰소리치는 여당 대표
"땡전 뉴스로는 효과 못 봅니다"
YS, "김일성은 서울에 못 온다"
공보수석은 대통령의 공적인 얼굴(public face)
재산이 많은 사람은 공직에 쓰지 않는 원칙
"아들의 잘못은 애비의 잘못이다"
역대 대통령과 달랐던 DJ의 식견
DJ를 긍정 평가했다고 위장취업자 취급
개혁은 보수 출신이 더 잘한다
"김윤환, 이기택을 자르다니, 당신 미쳤구만!"
노무현의 승리? 이회창의 패배!
"통일신라 때부터 이어져온 주류를 교체하겠다"
평등이라는 가치를 심어준 노무현
딱 세 마디로 승리한 2004년 총선과 박근혜
박근혜 대표를 뿌리친 죄
2부_ 왜 우리 민주주의는 성숙하지 못했나
좌도 아니고 우도 아닌 사람의 관점
민주 대 반민주 구도와 전업 정치인의 등장
Statesman을 기다리는 한국 정치
한국 정치 파행의 원인을 바라보는 네 가지 시각
민주 대 반민주 구도의 아쉬운 한계
배부른 권위주의와 배고픈 민주주의
분단만 바라보면 종북 프레임의 덫에 걸린다
제도가 미비해 한국 정치가 이 모양이다
정치의 문제는 지도자 또는 시민의 문제
민주 시민을 길러내지 못한 우리 역사
멸사봉공은 왕조 시대 통치 이데올로기
국민은 가르침의 대상이다, 아니다
민주주의는 제도이자 삶의 총체적 양식
지도자를 내부에서 키우지 못하고 밖에서 모셔오는 정당
헌법 제1조 1항의 뜻도 모르는 대통령
새 정치의 핵심은 공공성
우리 사회를 뒤흔드는 열쇳말, 좌파와 우파
민주 대 반민주는 이념 갈등이 아니다
헌법의 어느 조항에도 자유민주주의라는 건 없다
인간다운 생활을 할 권리
진리의 상대성을 인정하는 여유
그러나 진정한 보수도, 진정한 진보도 없는 나라
자유민주주의로의 멀고 먼 길
2017년 대통령 선거는 연장전의 연장전
대의민주주의와 책임 정치의 위기
기본적인 공공성마저 파괴하는 공직자들
정치적 평등을 지향하는 민주주의, 경제적 불평등을 꾀하는 자본주의
3부_ 박근혜 정부에 대한 고언
집권당을 무력화시키는 대통령
내가 말하는 대로 당신들이 따르는 것이 소통이다
국민대통합이 아니라 국민대추종을 바라는가
청와대 18년 생활이 만들어낸 권위주의적 리더십
스스로 만든 심리적 갑옷에 갇혀버린 대통령
민주적 지도자 훈련이 안 된 지도자들
진보도 보수도 소통을 모른다
혼돈기적 혁명 상황에 놓인 이 나라를 걱정한다
인사가 망사, 이번엔 인사가 참사
공적 기준 없는 밀실 인사, 수첩 인사
신비주의 전략은 자신감 결여의 발로
내가 어떻게 했길래 이런가 반성해야
국민을 등에 업기는커녕
외교는 사라지고 국방만 남은 대한민국
북한을 모욕적으로 다루는 단견
국민의 힘을 모으는 게 유능한 외교의 첫걸음
정말 통일이 대박이 되게 하려면
정말 중요한 원칙을 생각해둬야
국민이 더 잘 사는, 당근과 채찍의 균형
국민 가슴에 불을 지피는 리더십
나라의 힘이 약한 걸 만회할 수 있는 지도자
2016년 총선 전에 위기가 올 수 있다
타협은 굴종이 아니다
4부_ 새로운 대한민국을 생각한다
민주주의란 사적 가치와 공적 가치의 균형
사적 가치와 공적 가치가 연결되지 못한 슬픈 역사
공적 가치에 무관심하면 나보다 못한 사람에게 지배받는다
사적 가치를 국가적 가치로 뒤바꾼 이명박 대통령
세 가지 가치가 혼돈을 겪고 있는 한국 사회
경제적 민주주의는 정치적 민주주의의 토대
나는 왜 다시 현실에 몸담게 되었는가
안철수와 안철수 현상
정치인의 세 가지 유형
한국 정치, 희망이 없습니다
진짜 당원의 탄생을 고대합니다
성공부터 배운 386세대 정치인들의 실패
청년이여, 정치를 배우십시오
안녕들 하십니까 대자보를 붙인 젊은이들에게
나이 들면 변화를 그냥 받아들이세요
성찰은 지배층의 의무
이제는 남이 씌워준 안경을 벗어버릴 때다